나도 잘 못치면서 어줍잖게 배워놓은 화성학으로 애들을 이해시키기는 무리다
거기다 더해서 몽골어도 그리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무신론자(반신론자에 더 가깝다.)인 내가 메리워드라는 천주교 청소년센터에서 기타수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나를 필요로 하는 수녀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고맙다는 말은 손꾸락이 오그라들어서 잘 못하지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를 써주는 일은 너무 고마운 일이 아닌가 한다. 그렇게 기타수업 시즌 3은 시작되었다. 이번 기타수업엔 6만투그릭짜리 아날로그 메트로놈도 새로 지원해주셨고, 애들 수업빠지지 말라고 보증금 제도까지 도입을 했다. 만원을 일단 받고 열심히 나오는 사람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제도인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명색이 나도 선생님인데 다수 보단 소수가 가르쳐주기엔 훨신 쉽다. 많으면 또 많이 가르쳐주는것도 나름 의미 있겠지만 음악 수업인 만큼 각자 연습이 시작되면 시끄러워서 한사람에게 뭘 가르쳐 준다는 것은 사실 무리가 따른다. 나도 크게 말해야되고 듣는사람도 집중을 해야만 못하는 몽골어라고 할지라도 전달이 확실히 되기 때문이다.그렇게 시작한 첫수업에 14명이란 인원이 들어왔고, 어제도 20명 가까이 왔다. 어제까지 스케일과(өнгө) 튜닝(хөглөх)을 가르쳐 주었는데, 애들은 잘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 플랫과 플랫사이는 반음사이인데, 펜타토닉스케일에선 반음사이가 없어서 설명해주기 편하지만 다이아토닉스케일에서는 사실 "미파"와 "시도"가 반음사이란것을 알려주어도 애들은 이해를 잘 못한다. 왜 그 두개만 그렇냐고 그러면 나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동양인들이야 5음계 스케일이 익숙하지만 서양은 이 두개를 더 추가해서 다이아토닉스케일이 발달했고, 또 이 펜타토닉에서 한음을 추가한 6음계로 블루스스케일까지 만들어낸 사람들이라 그게 왜 그렇게 되는지 내 언변으로 한번 막히고, 또 언어적 한계에 또한번 막히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은 훨씬 곤욕이리라.....
그렇게 시작된 첫수업에서 그나마 한국말을 잘하는 학생이 한명있어서 그나마 전달이 잘 되고 있다. 하지만 이 학생도 화성학 용어는 거의 모르는 백지와 같아서 화성학 용어로는 전달이 잘 되질 않는다. 그래서 풀어서 설명해야되는데 나도 그냥 외운거라서 풀어서 설명이 잘 안될때가 더 많다. 지식이란 역시 가장 기초적인것들이 되어야만 누구에게든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임을 정말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번주 목요일 수업은 노래로 코드와 스트로크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인데 어떤노래를 해야될지 정말 걱정부터 앞서는구나.....
다 잘 될것이야 암암.... 이번 학생들하고는 사진도 같이 찍고 해야겠다. 앞에 두수업에 학생들은 사진도 없고 이름도 잘 기억이 안나고 그렇네;; 이번엔 꼭 외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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